2023년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이 13만 명 정도 된다. 취업의 어려움과 심리적 불안 등이 주된 원인으로 조사되었다. 조사 무렵에는 나도 13만 명에 포함되었을 것이다. 취업의 어려움과 불안함을 너무나도 잘 안다. 이런 시대에서 사회로 나가 어른으로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취업 그 자체도 어렵다. 서류 심사부터 과제, 수많은 면접 과정까지 이력서를 넣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린다. 또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 불안감에 마음이 답답하다.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어떤 회사에 가야 할지도 너무 어렵다.
어찌어찌 노력해서 사회로 나서 보아도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개인적인 성향 탓일 수도 있지만 낯선 사람들, 낯선 환경, 낯선 일 모두가 날 초긴장 상태로 만들었다. 아직도 첫 출근 전 긴장되던 느낌이 잊히지 않는다. 첫 출근을 하고도 3개월가량은 긴장 상태로 버벅거리며 살았던 것 같다.
신입으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동굴에 숨고 싶은 일들이 마구 생긴다. 낯선 일을 맡게 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하게 책임을 지게 되기도 한다. 또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거나,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가만히 잘 숨어있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꼰대 같을 수 있지만 이불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나로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는 이불속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고, 나에게 꼭 맞는 일을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둘 다 아니었다. 이불속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나 스스로를 원망하게 됐다. 스스로를 공격한다니 이만큼 위험한 환경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이불속에서는 내가 어떤 일과 잘 맞는지 알 수 없었다. 수없이 고민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난 용기를 냈고, 지금도 용기 있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체 어떤 용기를 내야 하는 걸까? 간단하게 도전하고 포기하고 표현하는 용기이다. 이 외에도 다른 용기가 필요할 수 있지만 취준생과 신입, 사회초년생에게 중요한 용기는 이 세 가지가 아닐까 싶다.
도전하는 용기
첫 번째는 도전하는 용기다. 너무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불 밖으로 나와 세상을 경험해 보는 게 우선이다. 사회가 힘들 수도 있다. 또 잘 맞을 거라 생각한 일이 생각과는 다를 수 있다. 이런 경험들로 나 자신에게 알아가고 또 맞는 일과 환경을 찾아갈 수 있다. 앞서 작성했던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글들을 보면 얼마나 많은 것을 깨달았는지 알 수 있다.
그 과정이 쉽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지금 몇 살이든 도전하기 좋은 나이이다. 도전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두려워하지 말자. 누군가에게는 채용 공고를 살펴보는 것도 용기 있는 도전이다. 현재 일을 하고 있다면 낯선 일과 환경을 마주하고 해쳐나가는 것도 큰 도전이다. 그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요가를 하다 보면 새로운 자세를 접하게 된다. 처음엔 넘어질까 무서워 도전하지 못한다. 이내 해보고 나면 넘어져도 생각보다 아프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넘어지면서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할지도 감이 온다. 그러니 잘하지 못해도 그냥 한번 도전해 보자. 나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다.
포기하는 용기
두 번째는 바로 포기하는 용기이다. 포기하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니 그냥 놓아버리면 되는 거 아닐까? 그게 어려운 상황이 있다. 바로 퇴사와 인간관계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강한 책임감에 퇴사하지 못하고 버티는 경우가 있다. 특정 경력이 필요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데미지가 크지 않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 포기하는 용기라고 쓰긴 했지만 내려놓는 것이다.
또 강한 책임감이 문제가 아니라 퇴사 통보와 그 절차가 걱정돼서일 수도 있다. 충분히 고민했고 퇴사가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진행하자. 행복하고 완벽한 이별은 없다. 그런 기대는 버리자.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상대와의 관계가 나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면 그 관계를 포기하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다.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것은 새로운 또 다른 것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포기해야 할 게 있다면 과감하게 포기하자.
표현하는 용기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표현은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언어나 몸짓 따위의 형상으로 드러내어 나타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간단하게 만나면 인사하고, 고마운 일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다. 또 잘못한 일이 있다면 사과를 하는 것도 포함된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 상황에 따라 부끄러워서 또는 타이밍을 놓쳐서 생략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늦었더라도 용기를 내서 표현해 보자. 상대는 진심을 알고 잘 받아들일 것이다. 또 표현하는 용기가 여러분의 평판을 좌우하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안부인사와 감사를 전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만 진심으로 사과를 전하자.
응용 버전으로 힘들어 보이는 상대에게 걱정과 관심을 표현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나도 잘 못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나의 걱정과 관심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용기 내서 조금은 오지랖을 부려보는 건 어떨까.
용기는 결국 선택이다.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당장 내일의 우리를 위해 용기를 내보자.
용기 내어 마주한 세상은 생각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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